강현태 시의원, 여수시 소통 부재·성급함 질타

▲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계획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25일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반대대책위 )

여수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추진하는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계획에 대해 해당 주민들이 시청 앞에서 결사반대 집회를 하고 시의회가 협약 철회를 촉구하는 등 반발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만흥 주민 100여 명은 25일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여수시가 ‘주민들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주민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즉각 협약 파기를 주장했다. 특히 “밀실협약을 체결해 거주지 개발을 사업자에게 떠넘기고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해당 마을 주민과 한마디 상의나 의견수렴 없이 마치 자신의 소유인양 덜컥 LH와 기본협약을 체결한 것은 주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처사”라고 권오봉 시장을 강력히 비판했다. 여수시는 사업에 대한 토지 소유주와 주민들의 찬반 비중을 정확히 파악해 LH나 국토부에 요구하자는 취지로,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고 법적 절차대로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사업은 평촌·중촌마을 일대 47만4149㎡ 부지에 3578호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동주택 3386세대 중 면적이 47㎥ 이하인 행복주택 729세대를 포함한 임대주택은 2553세대이다. 지난 5월 여수시와 LH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혔고, 시는 국토교통부와 LH에 중촌마을 등 일부 사업구역 제척을 요청한 상황이다.

LH는 지난 9월 17일 만덕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만흥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열었으나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국토교통부는 23일 설명회 생략 공고를 냈다.

▲ 지난 17일 만덕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여수 만흥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에서 강현태(왼쪽) 여수시의원이 LH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마재일 기자)

이와 관련 여수시의회 강현태(더불어민주당, 한려·동문·중앙·충무·서강·광림·만덕) 의원은 지난 24일 제195회 임시회 10분 자유발언을 통해 LH와 여수시에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계획의 철회와 협약 파기를 강력히 촉구했다.

강 의원은 만흥지구 개발계획과 추진과정, LH와의 협약과정 등을 설명하며 여수시의 소통 부재와 성급함을 질타했다.

강 의원에 따르면 여수시는 2013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배후부지를 명품 해양관광 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여수시가 사업시행자로 구역 면적은 22만1000㎥(약 6만 7000평)에 달하며 입주세대는 775세대로 사업 기간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사업비 약 843억 원 규모이다.

▲ 만흥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공급촉진 계획지구 전경. (자료=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시는 이 사업에 대한 타당성 용역조사를 완료하고 해당 지역주민 의견조사,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위한 시의회 의견청취, 여수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2016년 10월 27일 전라남도에 실시계획인가를 신청했다. 이후 교통영향평가와 건설기술심의도 완료해 전남도로부터 사업승인까지 받았다. 더욱이 시는 민자유치가 여의치 않자 직접 공영개발하겠다며 지난 5월 3일 2019년도 1회 추가경정예산에 만흥 검은 모래 해변 배후부지 개발에 따른 농지전용부담금 21억 원 중 8억 원을 편성했다.

강 의원은 “그런데도 여수시는 간담회 등도 없이 5월 30일 LH와 만흥지구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조성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며 “관련 예산을 확보해 놓고도 한 달도 채 안 돼 성급하게 LH와 협약을 한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고 했다.

특히 “만흥 주민들은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는 LH의 개발사업을 결사반대하고 있다”며 “조용하던 만흥지역 주민들을 울분케 하고 걱정과 불안에 전전긍긍하게 만든 장본인이 누구이며, 여수시가 지역민의 의견수렴과 시의회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LH와 협약을 체결한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성급한 MOU 체결로 사업개발 권한이 LH에 넘어가 여수시의 권한이 없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흥지구 임대주택 조성계획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25일 여수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뉴스타임즈 곽준호 기자)

강 의원, ‘LH·국토부 원래 계획대로 추진’ 답변
주민들, 권한 없는 여수시 시늉만 내는 것 의심

만흥 주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하자 권 시장은 6월 26일 주민 반대대책위와 가진 면담에서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주민이 원하지 않는 개발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시는 7월 22일 LH와 국토교통부에 일부 사업구역 제척을 요청했다. 시는 주민 요구대로 제척이 되지 않으면 2015년 12월 10일 전남지사로부터 승인된 도시개발 구역지정 및 개발계획에 따라 여수시가 직접 추진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강 의원은 이에 대해서도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LH와 국토부의 진행 과정을 보면 여수시가 제척해 달라는 사업구역은 배제되지 않은 채 8월 1일 전략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 공개 공고, 8월 29일 구역지정 및 도시기본계획 변경 관계기관 협의 의견 제출, 9월 17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가 열렸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서완석 의장과 자신을 포함한 시의원 2명이 국토부와 LH를 방문해 개발사업 철회를 요청했으나 LH는 ‘시가 요청한 제척 부지를 배제할 수 없다’, 국토부는 ‘행정 절차상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이는 LH와 국토부를 면담한 주민들과의 말과도 일치한다. 주민들은 권한도 없는 여수시가 궁지에 몰리자 시늉만 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강 의원은 시에 “시민이 동의한 만흥지구 개발목적은 검은 모래 해변을 활용한 품격 있는 명품 해양관광휴양 단지 조성이었다”며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가치가 큰 지역을 아파트단지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맞지 않는다”고 협약 파기를 촉구했다. 이어 “불안과 울분에 고통받지 않는 평온한 만흥동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LH를 향해서도 “주민과 여수시, 시의회 다수의 의원이 반대하는 택지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즉시 중단하고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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