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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간도에 활짝 핀 '꼬까신 다육이' 비법 공개

300여 컬레 신발에 다육이 키우는 횡간도 장옥순씨
한뿌리에서 시작된 다육이 신발에서 쑥쑥 자라

  • 입력 2023.03.18 14:36
  • 수정 2023.03.19 08:31
  • 기자명 심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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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기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개나리 노란 꽃 그늘 아래
가지런히 놓여있는 꼬까신 하나
아기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지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어릴적 흥얼거리던 꼬까신 동요다. 예쁘게 놓인 아이의 꼬까신은 언제봐도 깜찍하고 정겹다. 문득 이 노래가 떠오른 이유는 지난 10일 찾아간 횡간도에서 본 꼬까신 다육이 때문이다.

수명이 다된 쓸모없이 버려진 신발에 다육이를 키우는 아지매가 있다. 그녀의 다육이 기르는 법은 <세상에 이런일이>에 나올 법한 신기방기였다. 5년동안 꼬까신에 직접 기른 그녀의 이름은 장옥순(69세)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다육이를 기른지 3년~5년 되었다는 그녀의 다육이 키우는 비법은 눈길을 끈다. 다 쓰고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오만 잡동사니 신발에 그녀의 손길이 미치면 쑥쑥 자란다. 신발은 그야말로 다육이의 보금자리가 된다. 신발 속에서 새 생명이 잉태되면서 깜찍한 화분으로 변신. 특히 신발이 무겁지 않아 들고 다니기도 좋다. 다육이 달인 장씨가 신발에 심어놓은 꼬까신 다육이는 어림잡아 300여 컬레가 넘는다. 

장씨는 자꾸 죽으면 꽃꽂이 방법을 바꿨다. 거름 비율을 조절해 가며 정성을 들이니 그 노하우를 터득했다. 여수친구들에게 못쓰는 신발을 보내달라고 해서 새로운 신발이 들어오면 다육이 새끼를 끊어서 옮겨 심은게 어느덧 마당을 넘어 집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신발에서 잘 자라게 하는 그녀만의 특별한 비법은 바로 이것.

 

신발에다 흙하고 닭똥 걸음이랑 섞어서 비율을 잘 맞춰

내 맘대로 섞어서 해봤더니 이렇게 잘살아요. 다육이 키우는 건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워요^^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횡간도 시골밥상을 운영하는 장옥순씨는 횡간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시골밥상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식사를 하러 온 사람들이 신발을 벗고 줄을 선다. 식사를 마치고 나온 이들에게 장씨는 "다육이 키우게 신발 좀 벗어주고 가세요"라고 입담을 풀면 눈치빠른 소님은 "우리 신발은 안돼요. 담에 들어올 때 신발을 꼭 가져와야겠어요"라고 응수하며 한바탕 웃음이 터진다.

수즙음 잘타는 그녀는 섬처녀처럼 티없이 맑다. 이날 사진 한컷 찍자고 했더니 "사진 안찍고 싶은데..."라며 볼이 빨개진다. 

장씨가 다육이를 키우게 된 계기는 "비렁길로 유명한 금오도 함구미에서 한 뿌리를 얻어다 심은 게 이렇게 새끼를 많이 쳤다"면서 신발에 키우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 횡간도 장옥순씨가 키운 꼬까신 다육이 ⓒ심명남

 

처음 섬에서 어른들이 고무신을 버려놔 신발을 주워다가 

심었더니 이렇게 잘컸어요.

여수 친구들보고 헌 신발 좀 보내달라고 전화했더니 많이 보내줬어요.

못쓰는 신발도 다육이에게는 소중한 보금자리가 돼요.

횡간도 꼬까신 다육이. 영~ 보기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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