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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첩으로 몰린 탁성호-동림호 납북어부, 재심 앞두고 '시선집중'

'법률사무소 생명' 정진아 변호사, 피해자 유족과 만나
"당시 가혹한 심문으로 사건 조작...국가인권위에 납북어부특별법 제정 준비"

  • 입력 2023.03.17 17:09
  • 수정 2023.03.18 00:22
  • 기자명 전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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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림호와 탁성호 납북어부 피해자 및 유족이 여수넷통 사무실에 모여 재심신청 방향을 논의했다.
▲ 동림호와 탁성호 납북어부 피해자 및 유족이 여수넷통 사무실에 모여 재심신청 방향을 논의했다.

17일 오후 북한에 납치된 동림호와 탁성호 납북어부 피해자 및 유족이 여수넷통뉴스 사무실에 모였다. 서울 종로에 위치한 법률사무소 생명의 정진아 변호사는 9명의 납북어부 피해자를 만나 앞으로의 재심신청 방향을 설명했다.

동림호와 탁성호 선원들은 북한에 납치된 피해자임에도 국가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억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동림호 피해사건은 각각 광주고등법원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으로 총 4건이 접수돼 재심개시를 앞두고 있다. 

재심 앞둔 탁성호-동림호 납북피해어부

동림호 사건에 대해 정진아 변호사는 “사건기록을 확보했다"면서 "추가 증거로 피해자분들이 주신 자료와 의견서를 제출한 상태다”라며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재심개시 신청을 하는 상황입니다. 아직 심리가 열리지 않았는데 재판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후 재심개시 결정이 나오면 재판에서 피해자분들이 억울함을 충분히 진술하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 변호사는 “재심결정이 나온다는 것은 경찰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현재 증인이 많지 않으니 당사자분들이 증인으로 나서야 한다. 재심이 개시되면 유무죄를 다투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진아 변호사가 재심 결정 과정과 이후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정진아 변호사가 재심 결정 과정과 이후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정 변호사는 이날 모인 피해자는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무죄판결을 받은 후 국가를 상대로 민사소송 절차를 통해 나머지 피해도 보상받아야 한다”고 재판 절차를 예상했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불법구금 등과 관련된 내용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다. 정 변호사가 설명을 이어갔다. 

보통 재심개시 신청서를 제출하면 검사와 청구인들에게 의견을 묻습니다. 의견요청서가 나오는 것만도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다행히 이 사건은 재심개시가 굉장히 빨리 결정됐어요.

또한 최근 진실화해위의 납북어부 피해보고서에 유가족과 당사자를 미행하고 감시한 사실이 기입되어 있음을 확인했어요. 앞으로 여기 계신 피해자분들이 직접 재판에 나와서 목소리를 들려주시면 무죄 구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여수넷통 사무실에 모여 재심사건 설명을 듣고 있는 탁성호와 동림호 납북어부 피해 유족
▲ 여수넷통 사무실에 모여 재심사건 설명을 듣고 있는 탁성호와 동림호 납북어부 피해 유족

탁성호 피해자 역시 국가기록원을 통해 국가폭력피해 보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 변호사에 따르면 강원도경찰청 자료에 집단적으로 사건을 조작했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경찰은 한 달간 강원도에서 불법구금을 자행하며 고문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장없이 한달간 구속통지한 여수경찰서 

정 변호사는 “9월7일 구금이 시작됐고 1971년 9월 3일 여수경찰서에서 구속통지가 나갔는데 한달 간 영장이 없었다"면서 "이후 10월 3일 여수에 왔다고 기소통지를 했으니 한 달간의 기록이 빠져 있다"라고 불법감금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사건기록은 남아 있으니 당시 고문을 자행한 수사관을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역시 납북어부피해자를 위한 법 제정에 힘쓰고 있다. 주종섭 전라남도의원은 지난해 12월 이찬기, 김채경 여수시의원과 ‘전남 납북귀환어부 실태 및 지원 방안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바 있다.

설명이 끝나고 피해 어르신들은 “그간 국가는 우리 피해자를 숨어서 미행해왔다. 그간 재심은 엄두도 내지 못했는데 지금껏 고생한 사람들을 위해, 우리가 살아있을 때 무죄판결과 배보상이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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