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구 국회의원과 입장 달리하면 공천은 '글쎄 '
수평적 관계라고 하지만 여전히 수직적 한계
국회의원 입장 맞춰 시·도의원 현안 따라 '갈등' 지속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즁 광주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시민들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 즁 광주 지역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이 시민들을 향해 큰 절을 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내선 지방선거를 앞둔 시, 도의원들에 대한 현역 갑·을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위치는 절대적이다. 아무리 민주적 합의 절차의 원칙을 밝히지만 이를 그대로 믿는 시민들은 드물다. 그만큼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들의 힘(?)은 시·도의원들에게는 막강하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 또한 대선 결과에 따라 영향을 받겠지만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의 색깔은 쉽게 변하지 않고 더욱 공고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눈 밖에 날 경우는 다음 선거에서 다른 인물을 꽂아 버릴 수 있다. 외부적으론 공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하지만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

도의원의 경우 시의원보다 더욱 힘이 크게 작용한다. 도의원의 경우 공천을 받을 경우 100% 당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C시의원의 경우 내년에는 도의원 공천에 올인하고 있다. 도의원이 시의원보다 선거 자금도 적게 들고 공천을 받을 경우 시의원보다 당선에 가깝기 때문이다.

A씨는 B지역구 국회의원의 권유로 내년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A씨는 “저번 선거 때 선거 운동을 도왔다”며 “국회의원의 권유로 준비를 하고 있으니 공천을 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당시 주철현 의원이 시,도의원과 합동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사진=뉴스탑전남DB)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당시 주철현 의원이 시,도의원과 합동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사진=뉴스탑전남DB)

이처럼 국회의원이 미치는 영향력은 시·도의원들에겐 절대적으로 복종(?)이 요구되고 있다. 국회의원들과 대립되는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밝히면서 국회의원과 대립할 경우 어떤 상황에 놓인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다.

장면#1

지난 2019년 여수시의회는 여수 돌산 상포지구 특혜의혹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갑 지역구 위원장인 당시 주철현 전 시장 관련된 사안으로 같은 당 같은 지역구 의원의 입장은 현격히 갈렸다. 한쪽은 주철현 의원을 엄호하고 또 다른 한쪽은 의혹을 제기하는 장면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줬다.

2019년 10월 16일 여수시의회 제196회 임시회 본 회의장. 전창곤 현 의장은 “상포지구와 관련된 감사보고서에는 법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 다소 무리한 내용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남도와 협의 없이 준공인가 조건을 변경했다’고 지적한 감사결과를 예로 들기도 했으며 여수시에 있는 권한을 도와 협의하라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당시 주철현 전 시장을 엄호하고 나섰다.

전 의장은 “고도로 숙련된 감사원 직원들이 전문지식을 가지고 1년 동안 감사한 결과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하면서도 일부 지적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고 감사결과를 부정했다.

반면 이상우 의원은 10분 발언을 통해 "지도자가 되어 많은 사람과 일을 책임지는 사람에게는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이 의원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 있고, 많은 사람을 한순간 속일 수는 있지만, 많은 사람을 오래 속일 수는 없다. 손바닥으로 자기 눈을 가릴 수는 있어도 하늘을 가릴 수 없는 것이 만고의 진리다"며 감사원의 주요 감사결과들을 정리해 발언했다. 주철현 당시 전 시장을 정조준 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위원장과 관련된 사안을 두고 같은 지역구 내 의원들의 입장이 갈리는 것은 보기 드문 모습으로 비쳤다. 결과는 주철현 의원을 적극적으로 엄호했던 전창곤 당시 의원은 현재 시의회장으로, 이상우 의원은 이후 다른 이유로 당직 1개월 정직의 징계를 받고 의장 선거에서 떨어진 후 현재 후반기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현재 주철현 의원과 이상우 의원의 관계는 많이 복원됐다는 주변 설도 있지만, 내년 공천 결과는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는 사뭇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면#2

을 지역구에서도 위원장의 입과 손은 강력한 힘이 발휘되고 있다. 김회재 의원은 현재 정세균 대선 후보를 지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구 위원장이 지원하는 대선 후보의 경우 대부분 시·도의원들은 뜻을 함께한다. 일부 시의원들과 당직자에 따르면 지난 달 지역구에서 시의원들이 참석한 당직 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 김회재 의원의 뜻과 다른 대선 후보를 선택한 일부 시의원들에게 ‘회의장을 나가라’고 소리를 정면에서 질렀다는 설들이 제기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일부 의원은 “위원장이 선택한 후보를 시의원들이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시의원들이 소신껏 의정 활동을 하도록 지역 국회의원도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에 공천을 받으려고 국회의원에게 말로 아부하고 소신 없는 행동하는 시의원보다 비록 국회의원과 다른 입장을 가져도 소신 있는 행동하는 의원들을 도리어 감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김회재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탑전남DB)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김회재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뉴스탑전남DB)

시의원들이 의회 의장단에 앉고 싶으면 최소한 지역구 국회의원에 눈 밖에 나서는 행동과 말은 침묵으로 이어져야 한다.

이런 지역 국회의원과 시의원들의 구조는 결국 지역 현안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여수지역 지역 현안을 두고 갑·을 지역 국회의원들의 입장에 따라 시의원들도 입장을 같이 하면서 사사건건 갈등이 증폭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민 최 모 씨(여수시 문수동. 57)는 “민주당 시의원들이 자신의 소신도 없이 국회의원들의 입장에 따라 지역 현안을 대처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현안을 풀면 해결되지만,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다 보니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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