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시의회 사사건건 대립, 지역 현안 뒷전
순천시, 지역현안 협치로 풀어 '인구 전남 제 1도시' 부상
광양시, 시의회 견제 감시속 지역 현안은 시민 중심

여수시의회 의원.
여수시의회 의원.

전남 여수시와 여수시의회가 지역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과 갈등을 빚고 있어 시민들의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근 순천시나 광양시의 경우 시의회의 견제와 감시 속에서도 지역 현안 사업은 상호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등 여수시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여 대조적인 모습이다.

최근 여수시의회는 이순신공원에 통합현충탑을 건립하기 위한 기본설계용역예산 2200만원을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이유를 들어 전액 삭감했다. 여수시는 자산공원과 선원동 등 2곳에 흩어진 현충탑의 접근성이 불편하고 장소도 비좁다는 보훈단체의 건의를 받아들여 통합현충탑 건립 사업을 추진했으나 의회가 제동을 걸었다.

시의회는 "통합현충탑 건립에 대한 사전 보고가 없었고 사업에 대한 추가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삭감 이유를 밝혔다. 여수시와 시의회는 여수시청 별관증축 합동 여론조사를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시의회는 본 회의에서 가결된 의원 발의안을 스스로가 지키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의원의 경우는 이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하고 나서는 등 의원들 사이에도 찬·반 입장이 갈리고 대부분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 지역 현안들이 제자리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또 의회 사무국장 임명을 두고도 갈등을 빚고 있다.

여수시의회는 여수시가 최근 단행한 의회사무국장 자리에 의회가 추천한 인물을 임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사무국장을 업무에 배제하는 등 갈등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순천시의회 의원.
순천시의회 의원.

반면 인근 순천시의회는 집행부 감시에 집중하면서도 도시 미래를 위한 주요 사업이나 현안, 갈등 문제에 대해서는 집행부와 전략적으로 협력해왔다.

협력 사례를 보면 지난 1월 순천시가 전 시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예산을 편성하자 순천시의회는 적기에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임시회를 9일 앞당기면서까지 집행부 정책 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지난해 8월과 올 4월에는 지역에서 코로나 19 확진자가 속출해 대유행 조짐을 보이자 집행부가 방역업무에 집중하도록 임시회를 연기하기도 했다.

순천시가 2013년 치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10년 만인 2023년 다시 개최하기로 하자 순천시의회는 지난 4월 박람회 성공개최 지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제원예생산자협회(IAPH) 유치승인과 정부승인 등의 과정을 조직위원회와 공유하고 박람회 관련 정책과 주변 사업 등에 대해 공조하고 있다.
 

광양시의회 의원
광양시의회 의원.

광양시의회도 집행부와 시민 삶과 직결되는 현안에 대해서는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광양시가 지난 7월 코로나 19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했으나 필요한 예산 확보를 고민하자 광양시의회는 집행부가 애초 세운 시민 1인당 지급액 30만 원에서 25만 원을 지원하기로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광양시와 광양시의회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대기 환경 개선책 마련을 위해서도 머리를 맞대며 대책을 마련했다. 지난 1월 광양시가 광양제철소 날림먼지 억제조치를 위한 행정처분을 내리자 며칠 뒤 광양시의회는 포스코 대기 환경 개선촉구 성명을 발표하며 집행부 조치에 힘을 실었다.

광양시와 광양시의회는 2월 민·관 합동으로 광양제철소 현장을 점검하고 전남도, 영산강유역환경청, 포스코 등 관계기관을 불러 놓고 신속한 환경개선 이행을 위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여수시와 여수시의회는 달리 순천시와 광양시는 갈등이 있더라도 지역 현안 사업은 협치를 통해 상호협력을 꾀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관계 속에서도 시민이 삶과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협치는 결국 지역 발전으로 이어지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단적으로 인구 통계를 보면 순천시는 이미 여수시를 제치고 전남 도내 1위 도시로 부상했다. 6월 말 기준 인구 28만 1816명으로 전달 기준 71명이 늘어났다. 반면 여수시의 경우 6월 말 기준 27만 8481명으로 5월 말 27만 8999명보다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여수시가 도시 경쟁력에서 인근 순천시 등에 비해 계속 약화하고 있다는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시민 임 모(여수시 국동, 53)씨는 “시정부와 시의회가 시민들의 삶은 위하지 않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움직이니 어떻게 도시가 발전하겠냐”며 “내년 지방선거는 이런 구조를 깨기 위해 정당을 떠나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호 기자  minje597921@naver.com
하태민 기자  hagij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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