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실종 수색 중 방파제 해상구조물서 인양
테트라포드 ‘바다의 블랙홀’ 사고 끊이지 않아

바다 낚시하던 60대가 숨진채 발견된 여수시 돌산읍 방죽포항 해상구조물. (사진=여수해경 제공)
바다 낚시하던 60대가 숨진채 발견된 여수시 돌산읍 방죽포항 해상구조물. (사진=여수해경 제공)

여수 돌산 테트라포드 방파제에서 바다 낚시하던 60대 남성이 방파제 해상구조물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3일 여수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 28분쯤 여수시 돌산읍 죽포리 방죽포항 테트라포드(일명 방파제·삼발이) 내에서 A 씨(65)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앞서 A 씨는 지난 30일 오후 6시 30분쯤 충남 금산군 자택에서 낚시를 하러 간다며 여수로 떠났지만 전날 낮까지 전화가 되지 않아 가족들이 신고했다.

여수해경은 여수경찰서의 공조 요청으로 합동수색을 시작해 폐쇄회로(CC)TV를 통해 A 씨의 최종 행적을 추적했다. 여수경찰서는 A 씨가 여수 방죽포항으로 걸어가는 장면과 테트라포드 사이에 넘어지는 장면을 확인해 숨져 있는 A 씨를 인양해 수습했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A 씨가 테트라포드에서 실수로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의사 검안에서도 실족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인 외에 특이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 부검 없이 유가족에게 인계했다”고 했다.

여수는 낚시꾼이 많다보니 테트라포드 방파제에서 각종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지난 2019년 9월 여수시 오천동 모사금해수욕장 방파제 테트라포드에서 낚시를 하던 30대가 3m로 아래로 추락, 머리와 허리 등을 다쳤다.
 

방파제 추락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다기능 테트라포드. (사진=한국해양산업개발)
방파제 추락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다기능 테트라포드. (사진=한국해양산업개발)

‘테트라포드’는 파도, 해일 등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방파제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블록으로, 테트라포드 사이로 추락 시 골절 등으로 인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힘들고 다른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워 ‘바다의 블랙홀’이라고 불린다.

표면이 둥글게 돼 있어 테트라포드 위에서 걸을 경우 중심을 잡기 힘들고, 바닷물과 접하는 부위는 얇은 이끼, 해초막이 형성돼 있어 미끄러지기 쉽다.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자 일부 지자체가 테트라포드 해안에 위험 표지판, 출입금지 경고문, 철조망을 두르기도 하지만 권고사항에 불과해 행락객과 낚시꾼들의 무분별한 출입과 부주의 등 안전 불감증이 크고 작은 사고로 이어지고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안전의식에만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일부 방파제를 낚시 금지구역으로 지정하거나 신기술 개발로 사고를 예방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경북 포항의 한 기업이 표면에 잡고 오르내릴 수 있는 요철과 돌기가 있고 빨강 노랑 초록 등 무공해 염료를 섞은 컬러 테트라포드를 제작해 실제 일부 방파제에 투입되고 있다. 테트라포드 대신 보행자와 차가 다닐 수 있는 방파제로 친수공간화하는 사례도 있다.

저작권자 © 뉴스탑전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