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교량 설치·개발 가능 여부 용역 발주
20여 년 전 문화재 보호법 위반 중단돼
‘보존이냐 vs 개발이냐’ 논란 재현 가능성

▲ 공룡화석과 기암괴석으로도 유명한 사도. 사도, 추도, 낭도, 목도, 적금도 등 화정면 낭도리 일대의 5개 섬 지역은 총 3546점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화석지이다.


공룡의 섬으로 유명한 여수시 화정면 ‘사도’와 인근 ‘낭도’를 잇는 인도교 설치가 또다시 추진되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다.

여수시는 6일 사업비 5000만 원 규모의 ‘사도~낭도 인도교 설치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발주했다. 과업 목적은 세계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관광콘텐츠를 활성화하고, 연륙·연도교 국도 77호선 화양~적금 개통과 연계한 기반시설 확충 및 주민 생활 향상을 위한 인도교 개설 기본계획 수립이다.

용역은 공룡 화석지가 산재해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된 화정면 낭도와 사도 일원에 개발행위가 가능한지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내용을 담았다. 주요 과업은 △자료수집, 분석, 현지조사를 통한 최적 노선 제시 △개발 기본구상 및 인도교 설치 기본계획 △문화재 현상변경허가 등이며, 과업 기간은 6개월이다.

사도~낭도 사이 인도교 설치는 지난 2005년 추진된 바 있다. 당시 박준영 전남도지사와 김충석 여수시장 등이 참석한 기공식까지 마친 여수시는 국비와 도비를 포함해 68억여 원을 들여 430m 너비 4.6m 규모의 인도교를 설치하려다 10% 공정 중 문화재 보호법 위반 사실로 공사가 중단됐다. 논란이 일자 문화재청은 공룡 화석지 보호구역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서 사도~낭도 인도교 공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을 들어 공사 불허를 통보했다.

결국, 시는 2008년 사도와 낭도에 있는 공룡 발자국의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 등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인도교 가설 공사를 하지 않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면서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를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에도 일부 주민들은 생활 불편과 식수 공급 등을 위해 다리 가설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충석 시장은 2011년 3월 사도를 방문해 주민들에게 인도교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추진되지 않았다.
 

▲ 사도에서 추도까지 연간 5~6차례 바닷길이 열린다. (사진=동부매일신문)


사도, 추도, 낭도, 목도, 적금도 등 화정면 낭도리 일대의 5개 섬 지역은 총 3546점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화석지이다. 사도 755점, 추도 1759점, 낭도 962점, 목도 50점, 적금도 20점이 면적 6만4364㎡에 분포돼 있다. 이곳은 2000년 1월 문화재 지정 구역으로 지정됐다.

바다 한가운데 모래로 쌓은 섬 같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사도에는 매년 3~5월 10여 차례에 걸쳐 바다가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이 연출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아시아 지역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공룡 화석지 중 가장 젊은 시대(약 7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흔적과 세계적으로도 가장 긴 조각류 공룡 보행렬(84m 이상)로, 학술과 교육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낭도리 일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와 퇴적층은 2002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재됐으며, 2003년 2월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됐으며, 추도·사도 마을의 돌담장은 등록문화재 제367호로 등록돼 관리를 받고 있다.

여수시는 여수~고흥 연륙·연도교가 개통되는 등 20여 년간 많은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와 COP28 개최 등 국제해양관광 휴양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사도와 낭도의 다각적인 활용도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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