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교사가 아이들 머리와 배를 주먹으로 가격”
경찰, 신고받고 아동학대 정황 담긴 CCTV 분석 중
해당 어린이집, “사실인정, 절차대로 조사받을 것”

▲ 여수경찰서

여수의 한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아동을 학대했다며 피해 아동 부모가 교사를 신고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학대 정황이 담긴 어린이집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고 있다.

15일 여수경찰서와 피해 아동 부모가 지역의 한 맘 카페에 올린 글에 따르면 “교사의 학대가 의심돼 지난 12일 CCTV 확인 결과 어린이집 담임교사가 반 아이들에게 재롱잔치 연습을 시키면서 수차례 아이들의 머리와 배를 주먹으로 가격하는 장면을 보게 돼 이 CCTV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피해 아동 부모는 “13명의 아이가 보는 앞에서 선생님이 아이의 배를 주먹으로 5~6회 때렸으며, 뒤로 밀려나는 것을 잡아당겨서 다시 때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한 명의 아이는 머리를 주먹으로 5회 정도 구타당했으며, 정강이를 발로 차이기도 했다. 넘어져 무서워하며 선생님을 바라보는 아이에게 다시 몇 차례 때렸다”고도 했다.

샤워하다가 아프다길래 의심을 해서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는 아이의 부모는 “등짝이나 엉덩이 한 대 맞은 거라면 그나마 이해하려고 했으나 어른들 싸우듯이 구타를 했다”며 “수시로 재롱잔치 연습하다가 틀리면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아이들 머리를 때렸다”고 했다.

그는 “친구들이 주먹질 당하면서 맞고 있는데, 모두 무서워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아이들은 재롱잔치 연습시간이 지옥인 것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며 “그 장면이 너무 가슴 아프고 억장이 무너진다”고 분노했다.

이 부모는 “과연 이게 상습일지 일회성인지, 아이들은 한 달 전 맞은 것도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해 이야기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것도 지금껏 맞은 적 없다고 했는데, 물어보고 물어봐서 겨우 대답을 받은 것”이라며 “선생님의 보복이 얼마나 두려웠으면 말을 안 했던 걸까요. 마음속에 얼마나 깊은 상처가 있었겠느냐”고 했다. 이 부모는 “뉴스에서만 봤던 그런 학대 장면을 제 눈으로 직접 목격하니 억장이 무너진다”고 했다.

피해 아동 부모는 “명백한 폭행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원장과 담임교사가 이를 인정하고 사죄를 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롱잔치가 뭐길래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혼이 나고 구타를 당해야 하는 걸까요. 폭력과 학대로 얼룩진 재롱잔치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라며 안타까워했다.

해당 어린이집은 재롱잔치 준비를 중단한 상태이며, 학대 혐의를 받는 교사는 사직했다.

경찰은 신고를 받은 뒤 어린이집 CCTV 두 달 치를 확보해 아동학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여수경찰서 관계자는 “부모가 특정한 영상 외에 추가 학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두 달 치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CCTV를 통해 아동학대 정황이 나왔으며, 현재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14일 공청회를 열어 학부모들께 모든 상황을 공개했으며, 어린이집 운영의 존폐가 걸려 있는 만큼 절차대로 진행될 것이다”고 했다. 원장은 “재롱잔치를 준비하느라 교사가 예민해진 것 같다. 학부모의 전화를 받고서야 아동학대 사실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5월 여수 웅천동의 한 어린이집에서도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아이들에게 억지로 밥을 먹이고 아이들의 머리를 밀어 눕혀 잠을 재운 어린이집 원장과 아이들을 장시간 정자세로 앉아있도록 한 어린이집 교사를 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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