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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71주년을 앞두고 집단학살지인 여수시 만흥동 형제묘를 찾았다. 누군가 추모하고 갔는지 상석에는 국화 한 송이가 놓여 있고, 주변에는 죽은 원혼이 억새꽃으로 피어난 듯 쓸쓸히 가을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제주4.3으로 비롯된 1948년 10월 19일에 일어난 ‘여수,순천 10.19사건’이 올해 71년을 맞지만 왜곡된 역사는 아직도 과거를 청산하지 못하고, 진상규명과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특별법 제정이 된 제주 4.3과 같은 맥락임에도 유독 ‘여수, 순천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5개 법률안이 발의되어 있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상정돼 있지만 아직도 논의 중이다.
한편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2006년부터 3년간 1948년부터 1949년까지 여순사건에 따른 민간인 희생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민 890명이 군인과 경찰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했다고 밝히고, 희생자와 유족에게 공식 사과할 것을 국가에 권고한 바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해 있던 제14연대 군인들이 제주4.3 진압을 위한 출동명령을 거부, 봉기하면서 시작된 사건이다.
여순사건 71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나 위령제조차 제대로 지내지 못하는 현실에서 특별법제정과 진상을 규명은 하루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쓸쓸하게 방치된 이곳 형제묘 일원이 ‘여수,순천 10.19사건’ 추모공원으로 조성되는 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