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곽경자 수필가 "고소동은 전쟁 중"백 사십여 계단을 오르내리며 직장에 다니던 때가 있었다. 고소동 꼭대기, 전세 사만 오천 원짜리 방 한 칸에서 쌍둥이 아들 둘과 막내딸 그리고 친정엄마와 우리 부부 이렇게 살았다. 내가 직장을 다녀야 하니 친정엄마가 우리 아이들을 돌보아 주어야 했다. 그때 남편은 건설 회사를 하는 형님을 도와서 객지를 많이 돌아다녀야 했기에 그 좁은 단칸방에서도 살 수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장군도가 먼저 아침 인사를 하고 봄이면 돌산공원과 장군도에 눈송이처럼 피어있던 벚꽃도 눈에 선하다. 아이들의 젖을 먹여야